성희롱 학교… 공공기관 중 ‘인권위 진정 건수’ 절반 육박

지방의 한 대학 교수는 수업 도중 여학생이 집중하지 않자 “학생들도 단란주점에서 일한다는데, 학생도 그러고 싶나. 2차도 나간다는 것 같던데…”라고 말했다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한 초등학교 교장은 직원 워크숍을 위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약 3시간 동안 미리 준비해온 음담패설을 읽어 인권위에 진정서가 접수됐다. 

대학 등 교육기관 종사자들이 공공기관 중에서 가장 많은 성희롱 진정을 인권위에 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인권위가 공개한 주요 공공기관별 성희롱 진정 접수 현황을 보면 2001년 인권위 설립 이후 작년까지 초·중·고교와 대학을 포함한 교육기관에서 제출한 진정 건수가 공공기관 전체 접수 건수인 360건의 46%인 154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접수 건수도 교육기관이 102건으로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의 성희롱 진정을 합친 59건의 두 배에 달했다. 작년 11월 기준, 국내 입법·행정·사법부 소속 공무원 수는 98만8000여명이며, 이 가운데 공립학교 교사 등 교육공무원 수는 35.3%인 34만9000여명이다.

한편 여성을 피진정인으로 한 성희롱 진정은 2008~2009년 0건을 기록했지만 2010년 2건, 2011년 3건이 접수된 데 이어 2012년에는 전년의 3배인 9건을 기록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0042209035&code=9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