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학생 위한 교과서 첫 개발…신학기 보급 

교육부, 초·중등생용 국어·수학 등 8종 교과서 개발
(세종=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주택은 살림집, 주차장은 차마당, 커튼은 창가림막, 출입문은 나들문, 화장실은 위생실…"(돋움 초등국어 1학년, '남북이 다르게 사용하는 생활 어휘')"A학급 벼룩시장은 판매할 물건의 종류는 어떤 것이든 상관없고, 가격은 물건의 상태에 따라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정함. B학급 벼룩시장은 판매할 물건의 종류와 물건의 가격을 교사가 정함. A학급이 B학급에 비해 시장 거래가 잘 이뤄지는 이유가 무언인지 말해 보자."(돋움 사회 중학교, '경제생활의 이해')탈북 학생이 남한의 학교교육에 적응할 수 있도록 남북한 교육과정의 차이를 고려해 만든 교과서가 올 신학기에 일선 학교에 보급된다.교육부는 초등학교 1·2학년생용의 '돋움 국어, 수학'과 중학교 1학년생용의 '돋움 국어, 사회, 수학, 과학' 등 8종의 교과서를 오는 3월 하나둘학교, 한겨레 중·고등학교 등 대안학교와 탈북학생이 다니는 일반 초등·중학교에 배포한다고 20일 밝혔다. 정부 차원에서 탈북 학생을 위한 교과서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다음 달 중 인정교과서로 인천시교육감의 승인을 받으면 정식으로 교과서로서 면모를 갖추게 된다. '돋움 교과서'는 탈북학생 교육기관에서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일반 학교에서는 탈북 학생 멘토링이나 방과 후 시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돋움 교과서' 시리즈는 남북한의 최근 교육 과정과 교과 내용을 비교해 탈북 학생들이 학습 결손이 없이 남한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남북한 교과서에서 동일한 개념을 다른 용어로 표기하거나 동일한 용어를 다른 개념으로 사용할 때 각각의 용어와 개념을 비교해 탈북 학생들이 남한의 교육에 적응할 수 있게 했다. 예컨대 초등 국어에서 남북이 다르게 사용하는 생활 어휘나 서로 다른 발음법을 안내하고, 중등 사회에서는 남북한 헌법, 정부형태, 경제체제를 비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실생활의 사례와 주제를 중심으로 사진, 삽화, 그래프 등 눈으로 보기만 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료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이번 '돋움 교과서'는 2년간의 개발과정과 현장 적합성 검토를 거쳐 제작됐다.2012년부터 교과별 현장 교사와 탈북학생 교사 등이 모여 북한의 최근 교과서와 한국교육개발원이 개발한 '남북한 표준교육과정'을 기준으로 교과 내용을 집필했다. 탈북 교사가 검토진에 참여해 내용 감수를 맡았고, 지난해 9∼11월 일부 초등·중학교에서 이 교과서로 시범 수업을 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내년에 초등 3∼4학년, 중 2학년이 볼 국어, 사회, 수학, 과학 교과서를, 2015년에는 초등 5∼6학년, 중학교 3학년의 국어, 사회, 수학, 과학 교과서를 개발·보급해 순차적으로 초·중학생용 교과서 제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돋움 교과서는 당장 탈북 학생들의 남한 사회 적응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앞으로 통일됐을 때 남북한 통합 교육을 시행하는 데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2&sid2=250&oid=001&aid=0006708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