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연쌤에게 의견을 주세요"…일반고 찾은 조희연>(종합)

독산고 학생·학부모·교사들과 일반고 활성화 논의  "이미 늦었다고 공부를 포기한 아이들이 새로운 진로를 찾고 다시 희망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13일 금천구 독산고등학교를 찾은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인에게 학생과 학부모, 교사 40여 명은 좋은 학교를 만들고 서울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2학년 임하연(17) 양은 "50분인 수업시간을 45분으로 줄이고 5분씩 남는 시간을 모아 매일 아침 첫 시간을 독서시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양은 "항공기 승무원이 꿈인데 도서관에 관련 도서가 1권뿐"이라며 "진로 걱정이 많은데 직업 관련 도서를 늘리고 학교 도서관에 힘을 실어달라"고도 말했다. 2학년 김민성(17) 군은 "이과 친구들이 '생활과 윤리'를 왜 배워야 하느냐고 말하곤 하는데 지금 우리 교육이 너무 공부에 집중돼 이렇게 된 것 같다"며 "학교에서 공부뿐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학년 학부모 박영인 씨는 "둘째 아이가 인근 혁신학교인 한울중학교를 다니는데 혁신학교의 토론수업, 양보하고 배려하는 수업이 고교로까지 이어지지 않는 게 안타깝다"며 "아이들이 그런 수업 분위기를 더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 사립고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큰 애는 외고와 특목고에 낙방해 사립학교를 들어갔다. 아이들 사이에서 '○○학교에 가면 공부 못한다'는 얘기가 있고 지역 간 교육 격차가 심한데 이를 해소해달라"고 주문했다. 자녀 넷을 독산고에 보냈다는 한 어머니는 "(조 당선인의) 이번 공약 모든 게 사실상 우리가 바라는 것이고 그걸 꼭 이뤄줬으면 좋겠다"며 공약 이행을 당부했다. 독산고 교사로 재직하다 다른 학교로 옮긴 임선일 교사는 "공문이 많은 날은 7개까지 처리하기도 하고 국정감사 기간에는 더 많다. 수업을 하고 공문을 처리하다 보면 수업 준비할 시간이 없다"며 불필요한 잡무를 줄여줄 것을 제안했다. 인근 안천중 교사이자 독산고 학부모인 최정윤 씨는 "학교 선택제 때문에 '사립학교는 좋은 학교, 공립학교는 안 좋은 학교'라는 인식이 생긴다"며 "교육개혁은 새로운 이슈를 만드는 것보다 불필요한 것을 뺄셈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학교 선택제를 과감하게 폐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조 당선인은 2시간 내내 참석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꼼꼼히 메모했다. 그는 방문 행사 끝에 "오늘 33가지 아이디어를 제게 주셨는데 의견이 잘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학생이 중심이고 학생이 교육감인 '학생 중심주의', 교사의 말씀을 우선적으로 듣는 '교사 우선주의'를 추구한다. 기탄없이 말씀해주면 다 메모해서 반영하겠다. 우리 정책도 비판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복지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서울시와 교육을 책임지는 서울교육청이 새로운 분업적 협업모델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시와도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조 당선인은 취임 전까지 '듣는다, 희연쌤'이라는 주제로 일선 학교들을 방문해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정책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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